[강소기업] 부강테크, 하수처리장에 친환경 데이터센터 접목…그린뉴딜 이끈다
- 중랑물재생센터 현대화 이후 수처리·열 교환 기술 특허출원 데이터센터 에너지 절감 효과
- 지방정부 경제 활성화에 일조 ESG 경영 지속가능발전 기여
서울시 중랑물재생센터 전경.
하수처리 공간을 줄이는 환경기술에 데이터센터와 하수처리장의 열을 교환하는 기술을 결합해 세계 최초로 하수처리장에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짓는 사업이 추진된다. 주인공은 글로벌 수처리 기업 부강테크와 미국 자회사인 `투모로워터(Tomorrow Water)`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시스템, 무인 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용지 부족, 서버 냉각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 소모, 이에 따르는 지구 온난화와 탄소 배출권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은 현재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기에너지만 700억㎾h로, 국가 전체 에너지 소비 중 2%에 달한다. 특히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의 30~50%가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의 냉각과 관련돼 있는데, 15㎿급 서버를 보유한 데이터센터는 냉각팬 가동에만 1㎿, 전체 시스템 냉각에 7㎿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연간 5억ℓ의 물이 필요하다. 용지 문제도 심각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의 데이터센터가 몰려 있는 워싱턴DC 인근 라우든시의 용지 가격이 불과 몇 년 만에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따라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용지와 냉각 문제 해결을 위해 바닷속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동우 사장
부강테크는 3년 전 우리나라 최초 하수처리장인 서울 중랑물재생센터 시설 현대화 사업에서 기존 용지를 절반만 사용해 하수처리장을 지하화하는 데 성공했다. 부강테크는 이렇게 절감된 용지에 데이터센터를 지어 계절·온도에 따라 서버에서 발생된 열을 다양한 방식으로 회수해 하수처리에 활용하는 특허를 출원했다.
`하수처리장 수처리 장치와 데이터센터 간의 친환경 열 교환 시스템(2020년 11월 11일 특허출원 완료)`이라는 이름으로 출원한 특허 내용은 하수처리장 수처리 장치와 데이터센터 간 폐열을 교환해 재이용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가 공랭식 처리를 하면 열을 품은 뜨거운 공기를 생물학적 반응조에 산소를 공급하는 송풍기로 흡입해 하수처리에 활용하거나 슬러지 건조 등에 활용한다. 외부 플랜트 냉각 방식이 수랭식이면 하수처리수를 데이터센터의 열을 제거하기 위한 냉각수 공급원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내 열을 회수한 냉각수는 유입수에 방류하거나 배관을 유입수나 생물학적 반응조를 통과하도록 해 처리할 하수의 온도를 높이며 수처리 장치를 통한 처리수의 일부 또는 전부를 데이터센터에 냉각수로 공급한다. 데이터센터에서 냉각수로 사용된 처리수는 다시 수처리 장치로 회수돼, 수처리 장치의 열원으로 사용됨과 동시에 재처리돼 보다 양질의 수질을 갖는 처리수로 정화된다.
하수처리장과 데이터센터 간 결합은 지방정부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 자금·연구개발 지원 등 혜택을 제시하며 치열한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보유한 하수처리장 용지를 데이터센터 건립에 이용한다면 도시 인프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전 세계 모든 대도시는 도심이나 인근에 하수처리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데이터센터 입지로 여러 면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버 임대 등 영업 측면과 고용, 보안, 전력 수급의 안정성 등으로 데이터센터는 전통적으로 대도시를 선호해 왔다.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도심에 자리 잡게 된 하수처리장은 용지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데이터센터의 고민거리에 해법을 제시해준다. 또 지방정부는 하수처리장 현대화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한 자본을 유치하고 시민들의 하수처리비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용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부강테크 관계자는 "하수처리장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은 코로나19에 따른 세수 감소로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대도시 등에 특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대형 IT 기업들이 대형 금융기관, 건설업체들과 협력해 하수처리장 개선 및 처리비를 지원하고 그 대가로 장기간 데이터센터 용지를 사용하는 P3(민자사업) 사업 추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수 등을 통해 환경 문제 해결에 전향적으로 나서고 있는 글로벌 기업 움직임에도 부합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평가되고 있다.
부강테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 글로벌 최우수그룹에 선정된 기업이다.
김동우 부강테크 사장은 "중랑물재생센터에서 성공적인 지하화를 수행한 이후 절감된 용지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국내외 다양한 업체와 협업하고 세계적으로 추진 중인 그린뉴딜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 이 사업의 재원 마련을 위해 미국 자회사의 별도 펀딩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출처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