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 현대화의 길
완전 지하화로 재창조하는 시민친화적 환경공간
1976년 중랑하수처리장(현 중랑물재생센터) 가동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는 2017년 기준 4,072개소의 하수처리장이 운영되고 있고, 하수도 보급률은 93.6%에 달하고 있어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집중에 따른 도시 확장으로 도시 외곽에 설치되었던 하수처리장이 의도치 않게 도심으로 편입되면서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악취 발생으로 인한 생활환경 저해로 혐오•기피시설로 전락하여 도시 발전의 걸림돌이 되었다. 또한, 기후변화 영향으로 짧은 시간에 다량 발생되는 초기우수 처리와 에너지 자립화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생산시설 도입 등으로 하수처리장의 역할 확대가 불가피하여 지역주민의 반대 속에 확장에 필요한 부지를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되는 이중적 부담을 지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노후화된 하수처리장을 개선하는 현대화 사업은 단순한 시설개량이 아닌 혐오•기피시설에서 시민친화적 환경공간으로 재창조해야 하는 당위성을 지니게 되었으며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토지이용을 위해 과거 지상에 설치된 하수처리장을 지하에 설치하는 지하화 사업이 그 근간을 이루게 되었다.
하수처리장 지하화는 과거 악취발산 방지를 목적으로 하수처리장 상부에 덮개를 설치하던 복개 방식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우선 완전 지하화를 통해 조성된 상부 부지를 도심 내 부족한 녹지공간이나 문화•교육•여가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의 확산을 차단함으로써 인근 지역의 대기환경을 쾌적하게 하고 새로운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행정력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수처리장 완전 지하화를 통해 도시민의 생활환경질을 높이고 도시의 가치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하수처리장 지하화는 반응조 외에 유지관리 공간 확보를 위한 상부 구조물 추가 설치와 지하화에 따른 굴착 심도 증가로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하며 환기 및 탈취설비의 상시 운영에 따른 유지관리비 증가 등이 사업시행을 어렵게 하는 단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공사비 절감을 위해 구조물 크기를 최소화하고 유지관리비 절감을 위한 근원적 악취저감 방안을 확보해야 한다.
2018년에 준공된 중랑물재생센터 1단계 시설 현대화 사업은 부강테크(BKT)의 최신 기술을 채용함으로써 일 최대 하수량 25만 톤 규모의 하수처리장과 총인 처리시설, 75만 톤 규모의 초기우수 처리시설을 완전 지하화 하는데 성공했다. 서울시는 이 사업을 통해 확보한 상부 부지에 하수도박물관과 체육공원을 설치했다.
중랑물재생센터 1단계 현대화 시설에 적용된 처리공정은 상향류식 고속여과공정인 Proteus와 상향류식 생물여과공정인 BBF로 십자형 여재에 의한 빠른 처리속도를 이용하여 설치에 필요한 부지를 기존 시설 대비 40%로 대폭 축소함으로써 공사비를 절감하고 추가적인 유휴 부지 확보를 통해 연이은 2단계 시설 현대화에 필요한 사업부지 확보를 용이하게 하였다.
특히, 상향류식 여과공정 적용으로 생물학적 처리가 완료된 처리수가 완전 지하화된 하수처리장의 최상부에 위치함으로써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근원적으로 차단하여 별도의 탈취설비 없이 단순 환기만으로도 악취 없는 하수처리장 운영이 가능해 인근 지역주민에게는 쾌적한 대기환경을, 시설 운영관리원에게는 양질의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