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가 지속가능 하려면
“폐기물의 자원화를 통해 환경오염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면 스마트 시티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세종시 5-1 생활권과 부산 에코델타시티가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단지로 선정됐다. 두 곳 모두 ‘스마트 기술’ 도입으로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 향상과 신성장동력 창출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이 도시민들의 삶의 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단지 조성사업은 4차 산업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 교통, 환경, 안전, 생활 문화를 개편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하지만, ‘데이터에 기반한 혁신’에 치중함으로써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등을 접목한 기존의 U-city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른바 데이터에 기반한 혁신을 통해 진정한 스마트도시를 조성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시티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도시 기능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스마트시티 사업의 환경과 에너지 분야 계획을 살펴보면, 폐기물 자원화와 에너지 재생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 건축물, 생활폐기물 처리 자동화 등 기존 대부분의 도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안들을 포함하는 정도여서 스마트시티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오늘날 환경오염과 에너지 과다소비는 도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도시가 차지하고 있는 면적은 전체 육지의 2% 정도에 불과하지만 세계 에너지, 환경 문제의 대부분을 야기하고 있다는 통계만 봐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더구나 머지않은 시기에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도시에 집중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스마트시티 조성은 인구의 도시집중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도시화가 진행될 수록 에너지 사용량과 폐기물의 발생량은 급속도로 늘어나는 악순환이 일어날 것이다. 이것은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과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시티가 지속가능 하려면 폐기물의 자원화와 에너지의 생산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이다.
도시 폐기물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폐기물의 자원화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이는 곧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로 이어진다.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는 자연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큰 반면, 도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은 거의 일정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폐기물의 자원화를 통해 환경오염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면 스마트 시티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세계 유명 도시들이 폐기물을 자원으로 활용하고 이를 통한 환경기초시설의 에너지 자립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수년 전부터 자원순환, 통합소화 정책 등 에너지 자립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 시티 조성사업은 초기 단계부터 ‘데이터에 기반한 혁신사업’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환경, 에너지사업’을 병행해 추진함으로써 스마트시티를 구성하는 요소들간의 유기적 결합도를 높이고, 시설에 필요한 부지확보와 비용감소 효과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