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글로벌 BKT 기반 구축
미국 법인 설립(2008)
FMX와 BBF로 기술 경쟁력을 확인한 부강테크는 세계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해외 전시회를 다니며 넓은 세상으로 눈길을 돌리자 무궁무진한 기회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대한민국의 작은 기업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 가전제품에서 자동차까지 한국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던 당시 분위기도 우리 편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해외진출 근간에는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우리는 세계 최대 환경시장인 미국에서 제대로 기반을 닦아 남미와 유럽, 아시아로 뻗어 나가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개발도상국에 진출하는 타 기업들과는 다르게 국내 환경기업 최초로 미국에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했다. 우리의 계획은 겹겹이 쌓인 장애물을 넘어 2008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현실화되었다. 미국 현지에서 채용된 부강테크의 직원들은 환경 전문지식을 갖추고 국제 전시회 등을 무대로 부강테크의 기술을 제대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MTI BGP 수주(2009)
해외 전시회 등을 통해 FMX가 입소문을 타자 문의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FMX는 미국 진출 첫 해 네덜란드, 벨기에, 체코로 10여대가 팔려 나갔고 독일, 인도, 호주 등에서 수십개의 업체가 기술 협력을 제안하는 성과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쾌거는 2009년 네덜란드에 있는 바이오 가스 플랜트 업체인 MTI 수주였다. 해외 전시회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FMX를 눈여겨본 MTI가 가축분뇨를 원료로 바이오 가스를 생산한 후 폐수처리에 적용하던 기존 장비를 FMX로 교체하고 싶다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우리 기술팀은 곧바로 네덜란드로 날아갔다.
현장에 도착한 기술팀장은 획기적인 검토 의견을 보내왔다. FMX 장비를 단순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 변경을 통한 시설개선이 어떻겠냐는 내용이었다. 당시 부강의 핵심 시장이었던 가축분뇨 처리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프로세스에 FMX를 접목하면 폐수처리는 물론 바이오가스 생산량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요지였다. 이미 축적해 온 현장 노하우와 기술이 있으니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우리는 MTI에 새로운 제안을 전달했고 MTI는 기술이 입증될 경우 FMX 5대를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개발팀은 수개월에 걸친 현장실험을 통해 완벽한 폐수처리 시스템과 바이오 가스 생산량 20% 향상이라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러자 MTI는 약속대로 FMX를 구입했다. 당시 개발한 응용기술은 MTI뿐만 아니라 바이오 가스 플랜트의 핵심공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네덜란드 MTI 수주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FMX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고농도 Membrane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는 우리만의 법칙을 시장에 심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수주 이상의 의미가 있다.
CJ 바이오 말레이시아 수주(2012)
2012년 FMX가 CJ 바이오 말레이시아의 아미노산 생산공정에 적용된 것도 FMX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또 하나의 성과였다. 기존 제조공정에 사용된 세라믹 Membrane 대비 2배 이상의 농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험 데이터를 통해 입증하고 기존 Membrane 기반의 공장설계가 끝나가는 시점에 이뤄낸 쾌거였다. 농축, 정제 공정에서의 진검승부를 통해 입증된 FMX의 우수성은 바이오 분야에서 적용실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분야에서 손 꼽히는 기업인 CJ 바이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FMX 2대를 공정에 적용한 CJ 바이오 말레이시아 공장은 바이오 분야의 든든한 협력사로 함께하고 있다. FMX는 CJ 바이오 말레이시아 수주를 시작으로 바이오 분야에 새로운 공정을 제시하며 부강테크의 현 주력사업 중 하나인 바이오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YPACARAI의 기적(2014)
2012년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 위치한 이파카라이(Ypacarai) 호수는 일명 ‘죽음의 호수’로 불리며 전 세계 인터넷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파라과이 건국신화에도 등장하는 이파카라이의 심각한 수질오염은 대통령 선거공약에도 등장할 만큼 핫 이슈였다. 2013년 8월 우리는 파라과이 정부 요청으로 이파카라이 호수의 일정구역에 BBF를 적용해 오염도를 낮추는 일명 ‘녹차 라떼’ 사업을 추진했다.
이파카라이 호수는 스페인의 한 수처리 기업이 정화사업에 도전했다가 포기했을 정도로 오염도가 심각하고 비행기로도 이틀이 걸리는 머나먼 남미 지역이란 점에서 리스크가 큰 프로젝트였다. 게다가 시범사업의 성공이 선행되어야 향후 진행될 호수전체의 사업권을 따낼 수 있다는 점도 불확실한 투자로 보였다. 그러나 도전은 우리 전문이었다. 새롭게 태동하는 남미시장 선점이라는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는 파라과이로 향했다.
이파카라이는 강한 바람에 파도까지 치는 바다 같은 호수였다. 과거 물놀이를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거대한 생물반응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40도가 넘는 기후와 입에 맞지 않는 음식, 파일럿 플랜트를 설치하기 위해 현지에서 조달한 업체들은 완료 기한이 다 되어서야 겨우 작업에 착수할 만큼 우리와는 다른 시간개념을 갖고 있었다.
우리는 파라과이 정부지원 없이 자체자금 5억 원을 투입해 이파카라이에서도 가장 오염도가 심각한 아레과 지역의 일부 구간에 BBF 파일럿 플랜트를 설치했다.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호수에 뛰어들어 오염된 물을 막고 플랜트를 가동시키는 고된 작업이 연일 이어졌다.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과는 별개로 과연 정화가 될 것인 지 의구심이 들 만큼 막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우리 매뉴얼에 포기는 없었다. 우리는 꾸준히 플랜트를 가동하며 프로젝트를 이어 나갔다.
하수구나 다름없던 이파카라이 호수가 날이 갈수록 깨끗해지면서 주민들이 거리낌없이 수영을 즐길 수 있게 되자 미국의 AP 통신사를 비롯하여 파라과이 신문에서는 연일 찬사를 쏟아냈다. 부강인의 도전정신이 남미에 만들어낸 또 하나의 기적이었다. 총 1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호수전체 정화프로젝트가 조만간 가동되면 남미시장을 무대로 BBF의 활약이 기대된다.
베트남 환경기초시설 컨설팅 수주(2013)
2013년 9월 베트남 시장을 오랫동안 주목해온 부강테크는 베트남 건설부가 발주한 상하수도시설 및 폐기물처리시설관리 자문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베트남 주요 환경기초시설의 운영관리기술 지원, 인력교육, 요금체계 구축 등에 자문을 수행하는 프로젝트로 베트남의 환경관리체계를 총망라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우리가 베트남에 제공한 솔루션은 단순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축적해온 경험과 노하우였다. 개발정책으로 급격한 환경파괴를 겪었던 한국의 환경기업으로서 우리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으로 베트남 환경산업의 틀을 구축하는 역할이었다. 이는 향후 베트남 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과 환경기업으로서 본연의 의무를 다한다는 정당성 측면에서 우리의 도전 의욕을 불태우게 하는 요소였다.
베트남 법인 설립(2014)
우리는 베트남 환경기초시설 컨설팅 용역 사업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시장동향과 지역특성을 분석하며 꾸준히 사업기회를 탐색했다. 그리고 2014년 6월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미국법인이 환경 선진국을 대상으로 했다면 동남아시아 시장은 새롭게 태동하는 전혀 다른 시장인 만큼 그에 맞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우리는 신시장을 선점할 수만 있다면 향후 수많은 기회의 ‘노다지’가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베트남 하노이를 거점으로 본격적인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미국에서 통한 부강의 성장방정식(2014)
2014년 미국 법인이 지하수 정화사업을 수주하며 마침내 고대하던 비상을 알렸다. 유례없는 가뭄과 인구증가로 수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캘리포니아에서 낮아진 지하수 수위 유지를 위해 가축분뇨나 광산에서 발생한 폐수를 정화시켜 지하수로 재 투입하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지하수 수위를 유지하지 못하면 낮아진 지하수에 바닷물이 흘러 들어 정화에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는 만큼 경제적인 하수재이용 기술에 주목한 것이었다.
City of Barstow 지하수 정화사업은 그러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미국 환경시장은 새로운 기술의 적용을 꺼리는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특성을 갖고 있어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그러나 지하수 재이용 시장은 미국에서도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만큼 실적이 없어도 모두에게 동일한 출발선을 제공했다. 따라서 한국기업 특유의 신속한 업무진행 방식과 우수한 기술력은 수주의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새롭게 태동하는 시장에서 선점적으로 그 위치를 다지고 그 시장을 토대로 좀 더 큰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은 부강테크의 성장방식이다. 미국시장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지하수 정화시장은 우리의 역량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세부 시장으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우리의 의사결정 방식과도 일치했다. 우리는 지하수 정화사업을 시작으로 축적한 다양한 실적을 기반으로 보다 넓은 하수처리시장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행에 옮겼다.
‘Title 22 인증’ 획득(2015)
2015년 2월 부강테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로부터 BBF기술에 대한 ‘Title 22 인증’을 획득했다. Title 22는 미국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수처리 관련사업에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인증으로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남미, 유럽, 중동 등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어 미국 환경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Title 22 인증 획득은 2008년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세계 환경시장의 문을 두드려온 부강테크가 세계 최대 환경시장인 미국을 공략할 채비가 갖춰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수처리 인프라를 구축한 미국은 대부분의 하수처리장들이 질소규제가 없던 1960~1970년대에 건설돼 시설 노후화에 따른 대규모 시설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