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20년, 더 큰 미래로
지난 해 연말 집사람과 ‘1987’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당시의 공포와 그보다 더 절망스러웠던 좌절의 기억이 떠 올랐습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우리가 이런다고 세상이 바뀔까?’ 그런데 대학 2학년이었던 제가 50대 중년이 되어 문득 깨닫게 됩니다. 어, 세상이 바뀌어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는 느끼지 못하다가 세월이 흘러서야 인식할 수 있는 그런 차이나 변화들이 있습니다.
‘이 작은 회사가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사업을 시작한 이후 오랫동안 가져왔던 의문입니다. 20년 전, 돈을 왕창 벌겠다고 창업에 나섰지만 곧 생존 모드로 전환하고 살기 위해 발버둥 쳤습니다. 10년 전엔 작은 성공을 이루고 게임하듯 사업하며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지만 대형 프로젝트나 해외시장 진출은 여전히 남의 일이었습니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이 순간,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이루었고 또 어떤 꿈을 새로 꾸게 되었습니까? 10년 단위로 돌아보니 보이지 않던 차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느끼지 못했다고 우리가 이룬 성취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30년, 아니 100년 후의 부강테크를 생각해 봅니다. 돈이나 재미는 성공을 위한 수단이지 궁극적인 목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가치나 의미가 기업 활동에서 중시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기업가는 의미 있는 것을 위해 100불짜리 지폐를 낙엽처럼 태울 줄 알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향한 꿈을 세우고 현실로 바꾸기 위해 고된 오늘을 살면서도 내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들고 옳은 일을 올바르게 해내는 조직, 빠른 환경 변화로 무력화된 중장기 계획 대신 가치 공유와 적응력을 높인 조직, 그리고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행복한 조직... 저는 우리 부강테크가 현재에 순응하여 그저 무난하게 ‘One of them’으로 남는 것을 거부합니다. 이 기념사가 추억과 자축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미래를 열어 갈 방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A Clean and Beautiful World Beyond Waste!’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들어(혁신) Waste (오염과 낭비)를 줄이고 이를 통해 맑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 이 미션을 기반으로 우리는 ‘세계 최고의 환경기업’을 만드는 비전을 달성하려고 합니다. 제가 꿈꾸는 세계 최고의 회사는 시시하게 매출이나 종업원 수가 가장 큰 그런 회사가 아닙니다. 영리법인으로서 결코 도외시할 수 없는 물질적인 성공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리더십으로 사회의 존경과 지지를 받고 구성원들이 행복한 지속 가능성에 기반을 둔 그런 회사를 꿈꿉니다.
현재 ‘Tomorrow Water Process’, ‘Smart Water City’, ‘Go Together Project’와 같이 기존의 강점에 기반하며 세상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핵심사업들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더 많은 일을 더 빨리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부강 식구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더 맑은 세상을 만들어 갈 ‘Water AI’ Project도 시작되었습니다. FMX를 기반으로 Bio 시장에 좀 더 다양하고 복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새로운 구상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향후 10년간 진행할 상기 핵심전략 프로젝트들의 성패는 무엇이 결정할까요? 근사하게 세워진 상기 비전들을 현실화해 내는 ‘거침없는 실행’이 그 해답이며 이는 협력과 독자적인 성취를 함께 이끌어 낼 조직과 사람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이를 달성할 시스템의 변화가 절실한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현재 Division 중심의 조직구조는 C 그룹(전사적인 Innovation, MKT, Build-up 총괄 및 자원 배분), ST (Strategic Team: 핵심 미래 전략 프로젝트 수행), UT (Unit Team: 요소 기술 또는 영업이나 설계 등의 기능 수행), Senior 그룹으로 재편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Division 중심에서 Team제로 조직구조를 변경할 때 현재 주력시장에서의 전투력 상실을 우려합니다. 그러나 익숙하고 편안한 Today 시장에 안주하며 Tomorrow에 대한 준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C 그룹과 ST는 미래를 살아갈 젊은 세대로 구성하여 Tomorrow를 준비하고 현 경영진들은 Senior 그룹으로 재편하여 크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후배들을 돕는 세대간 협력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개별 기술이나 기능 단위의 UT는 상기 그룹들과 협력하거나 단독으로 그 분야의 혁신과 수익창출을 주도합니다.
성장한 팀은 분화를 촉진하여 고용과 수익 증진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고 역량과 의지가 있다고 평가된 구성원은 복수의 팀 가입 등 다양한 기회를 부여하여 진정한 리더로 키워야 합니다. 이런 조직구조 변화에 따른 팀과 개인의 성과 측정을 위한 회계제도와 인사평가 시스템 개편도 수반되어야 합니다. 20년의 경험과 미래에 대한 고민에 바탕을 둔 이 새로운 시스템이 우리가 바라는 성공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덧붙여, 세계 최고의 환경기업을 만들려는 우리의 비전은 현실에 기반하여 ‘Vision 2028’로 대체하고, 기존 ‘Vision 2021’은 세계 최고의 환경기업 달성을 위한 기반 조성으로 목표를 수정하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반 조성이란 새로운 운영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가시화하는 기반을 닦는 것입니다.
우리 젊은 세대에게 특별히 부탁드립니다. 젊은 세대는 언젠가 자신들도 Senior 그룹이 된다는 거스를 수 없는 진실을 기억하고 현업을 챙기는 동시에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일본의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나카무라 미츠루는 “인생은 곱셈이라 어떤 찬스가 와도 내가 제로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습니다. 외부에서 주어지는 기회는 통상 우리의 통제 밖이지만 이를 식별해 내고 항시 이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성공한다는 것입니다.
혁신 의지(가치관)와 혁신 능력이 혁신의 성패를 가르는 것처럼 우리는 올바른 의지와 이를 실현할 능력 함양에 힘을 써야 합니다. 능력 없는 의지는 무효이고 올바른 가치관(의지)이 없는 능력은 공허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자신의 강점이나 관심 분야(경영, 기획, 실행, 혁신, 마케팅, 대외업무, 엔지니어링 등)를 탐구하고 회사에 기회 부여를 요구해야 합니다. 생각하고 준비하며 살아 가지 않으면 언젠가 살아지는 대로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오늘의 부강을 만든 Senior 그룹에도 부탁을 올립니다. 맨 땅에서 시작한 우리는 사옥을 짓고 후배들이 미래를 펼칠 기반을 닦았습니다. 그리고 100세 시대를 맞아 ‘정년 없는 회사 시스템의 성공적인 안착’이라는 또 다른 실험에 나섰습니다.
“눈 덮인 광야를 어지러이 걷지 마라. 오늘 네가 가는 발자국은 언젠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라는 백범 김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쌓아 온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후배들과 회사, 나아가서는 민족과 세계 환경문제에 공헌할 수 있는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 들었을 때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후회와 회한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평생을 보내 행복했다고 자평할 수 있는 그런 곳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이 회사가 어느 개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고 여러분의 인생이 의미 있게 실현되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당부 드립니다. ‘차별화와 효율성을 이루기 위한 혁신’은 우리의 필승 전략입니다. ‘창조와 도전정신’으로 혁신을 지향하는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랑스럽게도 우리는 큰 고통을 수반했던 수 많은 실패들을 ‘책임정신’으로 이겨 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실패를 ‘작위"에 의한 것과 "부작위"에 의한 것으로 구분하고자 합니다. 가치 있는 일에 도전하다 발생하는 ‘작위에 의한 실패’는 책임을 지는 과정에서 단결과 자부심, 고객의 신뢰, 알토란같은 기술적 교훈을 남겨 비용을 투자로 전환하는 미래 지향적인 실패입니다. 그러나 책임감의 결여로 발생한 ‘부작위에 의한 실패’는 조직 전체의 에너지를 저하시키고 도전과 창조, 책임정신 같은 우리의 핵심가치를 훼손하므로 근절해야 할 대상입니다. ‘나 이외는 모두 고객’이라는 명제를 반추해 볼 때, 책임정신은 비단 고객에 대한 책임만이 아니라 동료, 회사, 나라,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창립 1주년 행사 때 케이크 먹는 시간만 기다리던 세 살짜리 꼬마가 지금은 미국 Indiana주 어느 시골 구석에서 파일럿을 돌리고 있고 창업하던 해에 태어난 제 둘째 아이는 부강테크와 동갑인 스무 살이 되었습니다. 시간은 이렇게 우리에게 고통과 상처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성장도 허용하며 흘러 갑니다.
지난 20년은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회를 여는 30년 후의 부강테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요? ‘대한민국 수처리 대표기업’에서 ‘세계 최고의 환경기업’으로 변신해 있을 우리 부강테크의 멋진 10년 후를 기대해 봅니다.
더 맑은 세상을 향한 도전, Beyond Waste, B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