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실현하는 하수처리, ‘아나목스’ 기술로 질소 제거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실현과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유기성 폐자원 통합 에너지화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모든 산업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수처리분야에도 탄소중립을 실현하고자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수슬러지나 음식물류 쓰레기, 가축분뇨 등 에너지 잠재력이 큰 유기성 폐자원을 2종 이상 통합 소화할 경우, 단독 소화에 비해 바이오가스 생산에 규모의 경제가 생겨나가고 있다. 이로 인해 하수처리장의 에너지 자립이 가능해지고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메탄을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대신 바이오가스로 전환시켜 기후변화에 효과적인 대응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통합 소화 후에 발생하는 고농도의 질소 폐수를 처리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돼 통합 에너지화 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더군다나 전통적인 생물학적 질소제거 기작에는 탈질을 위한 유기물이 필요한데 혐기소화조에서 대부분의 유기물이 바이오가스로 전환되었기에 외부 탄소원을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 바이오가스 판매 수익을 초과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유기성 폐자원 통합 에너지화 사업은 바이오가스 생산을 넘어 소화 폐액 내 고농도 질소를 얼마나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처리하느냐 뿐만 아니라 늘어난 슬러지 감량화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송풍기 전력 60%와 외부탄소원 100%를 절감할 수 있는 하수처리장 에너지 자립화를 위한 핵심기술로써 ESG에 대응이 가능한 질소제거 기술 ‘아나목스(Anammox, AMX)’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부강테크는 지난 2012년 런던 협약 이후 폐기물의 해양투기가 금지됨에 따라 유기성 폐기물의 경제적인 처리방법을 고민해왔다. 그 결과, 오랜 연구개발 끝에 고농도 질소를 경제적으로 제거하는 아나목스 기술과 슬러지 감량화 기술 Draco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했다.
부강테크의 AMX는 단일반응조(One-stage) 기반의 경쟁기술들과 달리 세계적으로도 독특하게 이단반응조(Two-stage) 특허를 기반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비상시 신속한 대응과 유지보수를 가능하게 하고 유입수 변동에 대한 리스크 최소화와 운전의 안정성을 높였으며, 운영 효율을 높여 소요 부지를 절반으로 줄임과 동시에 경제성까지 확보했다.
특히, AMX 미생물은 성장속도가 느려 유사시를 대비한 잉여 미생물의 배양과 확보가 중요한데, 국내 최초 상용화 시설인 부산시 녹산하수처리장 시운전 당시 대량 유입된 황산으로 인해 미생물이 죽거나 활성이 저하되는 위기를 겪었지만 자체 배양시설에서 신속하게 AMX 미생물을 공급해 정상화함으로써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AMX가 고농도 황산 저해를 극복한 세계 최초의 논문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는 종균 대량 배양시스템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성과로 외국기술이나 신규기술은 제공할 수 없는 특별한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부강테크 김동우 대표이사(사진)는 “부산시가 제출한 수영하수처리장과 강변하수처리장 자료를 보면, 녹산하수처리장은 AMX 적용으로 기존 공정 대비 운영비 83%, 시설비 64~93%, 시설부지 70~90%를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전력비 60%, 약품비 99%, 슬러지 처리비 49%가 줄어 운영비는 연간 15억 원 이상이 절감됐고, 토목공사비도 10억에서 최대 75억 원까지 경감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이번 사업이 국내 최초의 AMX 기술 도입임을 감안해 안전율을 2배 이상 확보한 토목 구조물이 적용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AMX 프로젝트의 경제적 효과는 훨씬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부강테크가 개발한 AMX 기술은 국내 최초로 환경신기술 인·검증을 획득한 기술로, 지난 2020년 특허청으로부터 특허기술대상인 세종대왕상을 수상했다. 또한, 2021년에는 세계적인 물산업 조사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로부터 세계 10대 아나목스 기술로 선정되는 등 해외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부강테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다양한 탄소저감 기술과 솔루션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히, 1차 침전지의 15%만을 사용하는 Proteus는 기존 1차 침전지를 대체할 최고의 탄소분리 기술로 떠오르면서 미국 최초 공공분야 적용을 앞두고 있다.
또한, 바이오가스 생산기술(AAD), 질소폐수 처리기술(AMX), 바이오가스 증산과 슬러지 감량기술(Draco) 등 유기성 폐자원 통합 에너지화에 필요한 3대 핵심기술을 모두 보유한 세계 유일의 기업이기도 하다. 이때 Proteus는 획기적인 부지절감 기술력으로 NIMBY(Not In My Back Yard)를 피해 기존 하수처리장에 혐기소화조 건설을 위한 부지를 생성하고 더 많은 유기물 분리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래의 하수처리장은 더 이상 더러운 물만 정화하는 곳이 아니라 하수처리장, 바이오가스 플랜트, 스마트 팜, 데이터센터 등이 한 곳에 함께 들어서는 복합시설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부강테크는 물, 에너지, 데이터, 경제적 이익이 함께 흐르는 ‘Co-Flow Campus’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하수처리장의 새로운 비전이자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김 대표는 “Co-Flow Campus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검증된 혁신기술과 사업화 능력, 강화된 파트너십으로 지금 바로 실현 가능한 비전”이라며 “부강테크는 Co-Flow Campus 구현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해 온 다양한 혁신기술과 비즈니스 실행 역량, 그리고 강화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이러한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강테크는 앞으로 AMX 등 국내 성공사례를 토대로 지금까지 환경분야 변방으로 여겨졌던 국내 기술을 세계시장에 보급해 리더십을 확보하고 지구환경문제 해결에 선도적으로 기여하는 대한민국 수처리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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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공학저널(http://www.eng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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