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T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Proteus와 관련된 국내 및 해외 프로젝트의 설계 계획 및 검토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요.

BKT에서 해외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는군요?

네. 필리핀, 인도,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가의 프로젝트 문의가 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쪽 사업 검토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 추세입니다.

굵직굵직한 대형 하수처리장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경험하셨다고 들었어요.

서울시에는 네 개의 하수처리장이 있는데 이중 두 곳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중랑물재생센터에서 시공 및 운영에 참여했고 탄천물재생센터에서 초기우수의 용존성유기물을 처리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서울시 인구가 980만명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를 담당하는 네 개의 하수처리시설 중 두 곳에 경험이 있다는 것은 물론 힘들었지만 환경 엔지니어로서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고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기우수란 무엇이고 왜 처리해야 할까요?

강우 초기에 발생하는 초기우수는 생활하수뿐만 아니라 지표면의 흙, 중금속, 기름 같은 오염물질과 하수도 관 내 축적된 오염물을 다량으로 포함하고 있어 농도가 방류수 수질기준의 수십 배가 넘는 오·폐수입니다. 기후변화에 의한 집중강우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바이러스 저감대책 마련 등의 이유로 최근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처리기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처리되지 않은 초기우수가 강이나 호수, 바다로 유입되면 환경적으로 많은 악영향을 자아내고 공중보건에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폭우 후에 물고기 집단 폐사와 관련된 뉴스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텐데 초기우수가 올바르게 처리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있는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최근 들어 전통적인 일차처리 및 초기우수처리 대체기술로 Proteus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 성과들이 있었을까요?

미국에서 좋은 소식들이 연달아 들리고 있어 저도 참 기쁩니다. 가장 최근에 미국 물위원회(TWC) 2021 파일럿 테스트에서 Proteus가 최종 선정이 되어 성능검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수처리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Global Water Intelligence(GWI)와 WE&T에 일차처리 관련 선도기술로 소개가 되었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모델링 소프트웨어인 GPS-X와 BioWin에 등재된 유일한 한국 수처리 기술이기도 합니다. 국산기술이 전세계가 볼 수 밖에 없는 차트 안에 이름을 올리고 명실상부 세계적인 기술로 확연히 알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습니다. 실제로 외부에서 우리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검토 제안이 들어오는 프로젝트의 숫자가 확연히 증가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미국의 환경시장은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들었는데 이런 기술의 해외진출에 기여하고 있다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많은 분들이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노력의 굉장히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고요. 하나의 하수처리장이 지어지기까지는 길게는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러하듯 혼자서는 할 수 없기에 주변에 있는 동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감사하게도 제 주변에는 좋은 동료들이 참 많았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나 좌절 같은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마다 “너무 걱정하지마. 선배가 존재하는 건 도전을 응원하고 실수를 가다듬어 주기 위해서야. 책임감은 좋지만 부담감은 느끼지 마” 같은 따뜻한 응원을 해주셨어요. ‘훌륭한 동료는 최고의 복지다.’ 라는 말이 있는데 제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은 동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R&D, 설계, 사업화 등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환경산업은 건축, 토목, 환경공학, 전기 등이 합쳐진 종합예술입니다. 설계 담당이라고 해서 설계만 알아서는 종합적인 그림을 볼 수 없죠. 설계 경력을 바탕으로 시공, 운영, R&D에 자원했던 것도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도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환경산업이라는 분야는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시설은 사회기반시설이다 보니 환경 정책, 사업의 경제성 등 기술의 완벽함으로만 구현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차근차근 역량을 강화해 종합적인 능력을 가진 엔지니어로 성장하여 사람을 살리는 일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예비 지원자들에게 한마디 남겨주세요.

진정한 환경 엔지니어가 되려면 처리 공법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회사에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환경 엔지니어로서 환경산업을 직접 체험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두렵지 않은 분이라면 꼭 지원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해외에서 주목받는 기술의 설계는 전부 제 손을 거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