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1/4이 이용하는 하수처리시설을 설계·시공했습니다

 

Proteus팀 최봉철 리더

 

BKT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제가 2005년에 입사했으니까 올해로 17년차가 되었네요. 설계로 출발하였지만 다방면으로 역량을 넓히고 싶은 욕심이 있어 시공 업무를 병행하다 현재는 기술영업까지 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여러 기술 중 Proteus와 관련된 업무에 잔뼈가 굵었네요.

그간 진행한 프로젝트가 굉장히 많으실 것 같은데 가장 애착이 가고 자랑할 만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라면 입사 3-4년차 정도에 진행했던 양주시 옥정공공하수처리장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 BKT가 3차 처리에서 하수 주처리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때였는데 2만톤 규모의 주처리 시설을 처음 설계하고 수주하게 됐죠. 제가 설계한 현장의 시공을 실제로 경험하고 시운전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시공업무에 자원했고 참 많이 배울 수 있었던 현장이었습니다.

가장 자랑할 만한 프로젝트라면 역시 중랑물재생센터 현대화 1단계 사업을 빼놓을 수 없겠네요. 1976년에 준공된 국내 최초의 하수처리장인 청계하수처리장을 바탕으로 하는 중랑물재생센터는 서울시 4개 하수처리장 중 한 곳으로 종로구, 중구 등 10개 구와 의정부시 일부의 하수 등을 담당하고 있는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입니다. 서울 시민 1/4이 이용하는 하수처리시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국내 최초 그리고 서울 시민 1/4이 이용하는 하수처리시설이라니 상당히 의미가 있는 현장 같은데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노후한 하수처리시설 중 일부 (250,000톤/일)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물 순환 테마 파크와 하수도 과학관을 조성하는 중랑물재생센터 1단계 사업은 BKT의 기술을 세계 최대 규모로 적용하는 창사 이래 가장 큰 도전이자 기회였습니다. 도심 속의 하수처리시설을 지하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지를 집약하는 기술이에요. 작은 부지에 고효율 처리가 가능해야 공사비 절감도 가능하거든요. Proteus는 기존 하수처리시설 부지를 활용하여 간이공공하수처리, 하수처리시설 증설, 에너지 생산 시설 건설 등 시대의 새롭고 다양한 요구들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해주는 고속여과 기술입니다. BKT는 Proteus를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에 적용하기 위해 도전을 감행했죠.

그러나 저밀도의 구형 여재는 부지를 집약화하기 위해 설계된 높은 처리속도와 압력을 견디지 못해 여재 변형과 공극률 부족으로 인한 통수능 저하를 가져왔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가 낸 아이디어를 반영한 십자형 여재가 개발되었습니다.

신규 여재가 기존 여재보다 개선된 점은 무엇이었을까요?

높은 처리속도와 압력에 견딜 수 있게 밀도를 1.5배 상승시켜 여재 변형에서 자유로웠습니다. 비틀린 십자형태는 여재 사이의 공간을 확보하여 통수능을 최대화하였고 이로 인해 역세빈도가 줄어들어 미생물 탈리 현상을 막아 생물처리의 효율까지 극대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석사조인가요? 대단한 혁신이네요.

이 십자형 여재 덕분에 중랑물재생센터는 2018년 5월 준공 이후 지금까지 여재 변형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생물여과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랑물재생센터는 국내외 여러 손님들이 방문하여 그 규모와 처리 성능에 감탄을 아끼지 않는 곳입니다. 사업비 부족으로 외국에서 차관을 들여 세워졌던 한국 최초의 하수처리시설이 국산 기술로 현대화되어 이제 세계에 그 기술력을 알리고 있는 것이죠.

세계가 한 수 배워가는 기술이 되었네요. 준공되기까지 10년 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마침내 준공이 되었을 때 감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드디어 끝났다’라는 생각과 함께 많이 울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답을 찾지 못했을 때 스트레스로 인해서 마음을 추스르기가 힘든 적도 있었는데 혼자서 해결 할 수 없는 부분들을 든든하게 채워준 동료들에게 참 감사했습니다. 환경 엔지니어로서 값진 경험과 교훈을 얻는 기회이기도 했고요. 제안부터 설계, 시공, 준공까지 쉼 없이 타이트하게 진행된 만큼 한 단계 더 발전했다는 느낌이었달까요.


설계에서 시공 그리고 기술영업까지, 성격이 다른 직무를 바꿔가며 일하는 게 쉽지는 않으셨을 것 같은데 계속적인 성장을 추구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사회초년생 때는 학교에서 배운 것과 실무는 다르니 일을 배우면서 개인적으로 필요한 공부를 하고 전체를 어느 정도 이해해야 가고 싶은 길을 찾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자 했어요. 어느덧 17년 차가 되어 대부분의 업무를 설계 쪽으로 진행했지만 여전히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과 ‘해보고 싶은 일’ 사이에서 잘 할 수 있는 분야에만 안주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최근 기술 영업 쪽으로 업무 분야를 확대한 이유도 ‘영업이 아닐 수 있지만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성장을 독려하고 응원하는 문화가 회사 내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저의 이런 도전이 가능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한 회사에서 17년 동안 꾸준하게 근무하신 범상치 않은 이력을 소유하고 계신데 어떻게 이런 장기근속이 가능했나요?

참 신기하게도 BKT에는 저뿐만 아니라 장기근속자가 꽤 많은 편입니다. 내가 설계한 것을 책임지고,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후배의 성장까지 고민하는 선배다운 선배가 제 주변에 많았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에요.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훌륭한 동료가 있는 일터에 옳은 일을 올바르게 한다는 회사의 비전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으니 장기 근속은 절로 따라오더군요.

예비 지원자들에게 한마디 남겨주세요.

밖에 나가면 “부강인들은 뭔가 다르다.” 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환경 엔지니어로서 팀장님이 정해준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발전을 추구하는 욕심 많은 엔지니어 분들이 있으시다면 꼭 지원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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